2007년 07월 10일
<이스트플랫폼> 동북아시아 에너지 협력인가, 분쟁인가?
FTA를 필두로 한 신자유주의적 방식에 대응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새사연 신서1 <새로운 사회를 여는 상상력>에서는 ‘통일민족경제’ 모델을 밝힌 바 있다. 통일민족경제 모델은 ‘남북경제협력’의 기반을 다지고 동북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할 때 동북아의 평화와 우리의 경제발전도 가능하다는 대안이다. 이 대안의 발전적인 구상으로 황진태 객원연구원은 에너지자원 협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 일본, 중국, 북한 그리고 우리의 현황과 전략을 분석하여, 평화적인 에너지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한 각 국가들의 경쟁은 자칫 동북아의 협력을 깰 수도 있는 우려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미국 의존적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구축한 중남미 지역 중심의 협력체제인 볼리바르 대안(ALBA) 사례를 동북아의 에너지 협력에 적용하여, 신뢰 구축을 통한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줘 시사점이 크다. <목차> Ⅰ. 연구의의 Ⅱ. 각 국가별 현황 및 전략 -러시아, 자국 에너지원 활용해 패권 획득에 주력 -일본,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속 미-일 공존 지속 -북한, 북핵포기 실행 연계한 남북협력이 최선 -한국, 원유 비축기지로써 역할론 부상 Ⅲ. 중남미 협력 모델의 동북아시아 적용 검토 Ⅳ. 시사점 및 한계
Ⅰ. 연구의의
이번 보고서는 에너지 중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석유, 천연가스를 이동시키는 파이프라인 건설과정 논의를 중심으로 하여 에너지를 둘러싼 동북아의 갈등, 위기를 평화의 에너지 협력체계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에너지 협력체계의 구축은 최근의 한미 FTA에 대한 대안모델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럼 각국의 에너지 상황과 전략을 살펴보고서 협력체계안을 검토해보자. Ⅱ. 각 국가별 현황 및 전략 러시아, 자국 에너지원 활용해 패권 획득에 주력
러시아의 극동지방은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자연환경적인 제약에 의해서 그간 변방으로 취급받아왔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 지방자치 수준이 높아짐으로써 지방의 개발욕구가 팽배해졌고 연방 중앙정부에서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동북아에서 러시아의 위치를 제고시킬 목적과 결합되어 개발의 당위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지난 2003년에 공표한 <러시아 에너지전략 2020>은 러시아의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을 알 수 있는 문건으로서 이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을 통하여 “러시아가 국제무대에서 지정학적인 영향력을 유지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2001년 5월 현재) 또한 동북아에 에너지 공급을 통해서 러시아의 국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해야 함을 강조했던 사실에서 러시아의 의도는 재확인된다(장덕준, 2006).
지난해 결말이 난 ’앙가르스크-다칭 송유관 vs. 앙가르스크-나훗카 송유관’ 설치 과정은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한국 간에 복잡다단한 정치경제적 구도2)로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졌다. 결국, 송유관 갈등은 1단계로 앙가르스크-다칭 송유관을 건설한 후 2단계에서 나훗카까지 송유관을 건설하는 절충안으로 매듭지어졌다.
중동으로부터 수입되는 원유 수송로는 말라카 해협을 경유하게 되는데 중동 현지에서의 정치적 불안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해적사건의 25%를 차지하는 말라카 해협에서의 안정적인 원유 수급을 위해서 나아가 남지나해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자원 확보차원에서도 해군력이 필요하다. 뒤에서 상술하겠지만 동아시아 에너지 협력체제의 구축을 위해서 국가 간에 신뢰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자칫 신냉전구도로 갈 수 있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미국을 등에 업은 일본이 중국,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거슬릴 수밖에 없다. 중국 해군력 증강은 해양수송로 보호, 남지나해 자원매장에 대한 우위확보 뿐만 아니라 가까이는 동지나해 근처 일본 요코스카의 미해군7함대, 멀리는 중국의 중동 석유 수송로에 포진되어 있는 미군 전력에 대한 대응책이 복합적으로 결부되어 있다. 그러나 중국지도층에서도 인식하고 있듯이 중국인민해방군 해군력이 지금까지 연안위주방어 수준에 그쳐서 이에 대한 원양에서의 임무수행을 위한 해군력 증강이 대두되었고, 이러한 해군력 증강의 일환으로 2010년 작전투입을 목표로 한 항공모함 건조, 조기경보기 및 이지스함 도입, 핵잠수함의 최신화 및 증강 등으로 기동함대 구축을 추진 중에 있다(윤석준, 2005). 이렇게 중국의 에너지 외교와 해군력 증대 등의 전방위적인 행보는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을 중국 지도부가 얼마나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지를 반증한다. 일본,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속 미-일 공존 지속 일본은 세계 3위의 에너지소비국이며 중동 원유의존율은 78%에 달한다. 오일 쇼크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서 에너지 수급의 다변화를 절감한 일본으로서도 화석자원을 대체할 에너지개발을 하고 있다지만, 현재 가장 당면한 부문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확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또한 말라카 해협을 경유한 중동 원유의 수송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국제 해운노선 인근 국가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해운을 통한 에너지 수급은 여전히 거리에 따른 막대한 운반비용 지불과 안보상의 불안정성으로 한계가 있는 반면 지리적으로 인접한 러시아 유전은 매년 일본이 수입하는 총원유의 1/4에 해당하는 5천만 톤의 원유를 수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일본으로서도 러시아 자원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이채문, 2004). 일본과 중국 간에 벌어진 소위 ’앙가르스크-다칭 송유관 vs. 앙가르스크-나훗카 송유관’ 경쟁에서 결국 러시아가 다칭 송유관을 1단계 건설계획로 선택하여 중국의 손을 들어줬지만 그동안 중국과의 경쟁에서 일본은 나훗카 송유관 유치를 위해서 하바로프스크, 연해주 등지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2003년 당시 모스크바를 방문했었던 고이즈미 총리는 러시아에 송유관 건설비용 50억 달러, 유전개발비용 20억 달러를 저리차관으로 빌려주는 것을 조건으로 동시베리아 송유관을 나훗카 쪽으로 건설하기를 요구하는 등의 제안을 했었다. 이러한 외교적 공세는 표면상으로는 송유관 유치에서 중국에게 패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러시아 당국은 중국행 송유관 건설 이후에 곧바로 태평양 연안 공급을 대상으로 한 2단계 계획(스코보로디노에서 연해주 페레보즈나야 1,918km구간)을 세우는 절충적인 안을 내놓게 된다. 이는 일본이 세계 제 3위의 에너지 소비시장이란 점과 미개발지인 시베리아 개발에서 일본의 자본이 필요함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장덕준, 2006; 최병두, 2006) 에너지협력모델 개발 부문에서 후술하겠지만 동북아 에너지 협력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국가 간 상호 신뢰가 기반 되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일본은 중국, 러시아의 안보위협이 되어서 신냉전구도를 고착시키는 방향으로 진행 중에 있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과 같은 자국의 실질적 움직임은 없다 하더라도 세계 2위의 군사대국, 최근에 보통국가화를 위한 개헌 움직임과 MD, 미-일 신가이드라인 체결 등 일본의 미국과의 공조는 에너지를 둘러싼 가시적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 북핵포기 실행 연계한 남북협력이 최선 북한의 에너지 정책은 지하자원의 풍부함을 토대로 하여 주체사상의 자력갱생이념에 의거한 국내산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했다는 점에서 에너지 안보, 자주적 측면에서 모범적이나 과도한 에너지 자급의 추구 즉, 수입에너지의 수익성, 효율성이 높더라도 무리하게 국내산 에너지의 대체는 결국 산업전반의 효율을 저하시켰다(방기열, 1999). 여기에 덧붙여 1980년대 말에 러시아, 중국으로부터의 에너지 원조의 급격한 감소는 에너지난을 가속화 시켰고, Oberdorfer(장덕준, 2004; Oberdorfer, 1997)는 이러한 에너지난이 북한으로 하여금 북핵카드를 꺼내게 됐다고 분석을 한다. 이유야 어쨌든 간에 결과론적으로 북핵위기는 ‘고난의 행군’이 표상하듯이 현재까지 에너지난이 이어지면서 북한의 에너지 수급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표2> 남북한 1차 에너지 공급구성비(1996년) (단위: 천 TOE) 자료: 통계청, 남북한 경제사회상 비교, 1997; 방기열, 1999 재인용 석탄 석유 가스 수력 원자력 신탄 및 기타 계 남한 32,200 99,898 12,169 1,300 18,481 1,161 165,226 구성비, % 19.5 60.5 7.4 0.8 11.1 0.7 100 북한 10,500 1,436 - 3,120 - 784 15,840 구성비, % 66.3 9.1 - 19.7 - 4.9 100 이러한 타결책으로 원유에 대한 논의가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하 새사연)이 제시한 통일경제모델에서는 북한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더불어 원유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도 하지만(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2006) 좀 더 실질적인 방안으로는 북한 또한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수급을 받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 당국은 사할린의 천연가스 개발에 북한을 참여시켜서 가스관 루트를 북한을 통과시키는 것을 고려했다. 북한이 가스관을 통해서 공급받은 가스를 이용해서 화력발전소를 가동한다면 석유부족으로 발전하지 못해서 중단된 비료공장의 가동을 통해서 식량증산에도 기여하고 북한산업 전반의 성장에도 파급이 클 것이다(장덕준, 2004). 여기에 덧붙여 북핵위기 등에 대한 북한의 확실한 포기를 연계해서 일괄적으로 처리한다면 남한으로서도 에너지 수급의 안정화는 물론이거니와 동북아의 지정학적 위기 또한 타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책이 될 것이다. 지난 2007년 5월 17일 경의선, 동해선의 남북한 시험열차운행은 한반도종단철도(TKR)과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 실현의 초석이 될 것인데 이는 북한 가스관 건설과도 연동된 사안이다. 러시아가 저개발된 시베리아 지방개발과 동북아에서 러시아의 입지구축을 위한 목적 때문이지만 북한이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에 적극 협조한다면 북한에 천연가스 공급을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장덕준, 2004 ; 송주명, 2004)음을 감안한다면 북한의 가스관 건설은 보다 낙관적으로 전망된다. 요컨대 북한의 북핵포기에 대한 확실한 의지실행과 경의선, 동해선 남북한 시험열차운행 등의 남북교류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북한의 에너지 위기 타계와 동북아 평화까지 긍정적인 함의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북한의 남한과의 에너지 협력 또한 결합될 필요가 있다. 이는 다음 장에서 다루겠다. 한국, 원유 비축기지로써 역할론 부상 한국은 세계에서 제 4위의 원유수입국, 중동원유에 대한 의존률은 73%인데 일본에너지연구소(IEEJ)에 의하면 2020년에는 한국의 중동원유에 대한 의존률은 79%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백훈, 2004; 장덕준, 2006 재인용). 이러한 중동 일변의 에너지 공급 상황에서 중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에너지 수급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 가스개발에 대한 관심은 2003년 11월에 러시아, 중국과 함께 이르쿠츠크 가스전 공동개발사업에 합의하여 한국가스공사(KOGAS)가 참여하게 됐고, 러시아와 함께 중동에 대한 대안으로 점쳐진 아프리카는 중국에 이어서 자원외교를 목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을 떠난 것은 2006년 3월이었다. 최근에는 몽골 유연탄과 우라늄 공동개발에 합의하기도 했다(『한국경제신문』(2007.5.11) 기사참조). 그러나 이러한 전방위적인 에너지 외교 노력은 중국, 일본에 비해서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에너지외교에 있어서 아프리카에 사회간접자본의 막대한 지원을 통해서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으며 일본 또한 동시베리아 송유관 건설과 관련한 러시아에 대한 제안으로 송유관 건설비용만 50억달러를 제시했는데 한국은 중국, 일본에 비해서 국력의 차이로 이러한 에너지 외교의 과감성과 탄력성이 떨어진다. 더불어 외교술에 있어서도 의문이 가는 데 지난 2004년 노무현대통령이 새로운 에너지 공급처로 주목받고 있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을 방문하여 체결한 우라늄광산 공동개발계획도 이후 계약조건의 이견으로 결국, 일본에게 계약건을 내주었고, 최근에 카자흐스탄은 중국과도 우라늄 장기공급계약을 맺게 되었다(『한국경제신문』(2007.5.2) 기사참조). 그렇다면 중국, 일본 두강대국에 끼어있다고 볼 수 있는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하는가. 아프리카, 러시아에 대한 인프라 지원 규모에서는 이 두 국가에 비해서 미약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에너지 외교노력은 지속되어야 하며, 카자흐스탄 사건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외교술의 성숙화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한반도 에너지 위기 타계를 위해서 근본적으로 북한과의 에너지 협력이 필요하다. 이는 주지하다시피 단순히 에너지문제로 귀착되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 안보위기로 확산될 수 있는 파국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새사연이 제시한 통일민족경제모델에서는 북한의 원유매장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만약 시장가치가 있는 원유를 개발하게 된다면 이는 에너지 수입국으로부터의 안보적 불안감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북한의 석유매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의문의 여지가 남아있다. 좀 더 현실적인 접근을 해본다면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을 통해서 러시아로부터 가스관 건설 도입을 유도하여 북한의 에너지난을 타계하는 것과 함께 한국 또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추구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북한의 1차 에너지공급구성비를 보면 석탄의 비중이 압도적인데 한국의 경우에는 소비감소로 인하여 무연탄의 과잉생산량이 연간 900만 톤(이중 600만 톤은 정부비축탄)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재고무연탄을 북한에 공급하고, 또한 석유 중질제품의 과잉생산에 대해서도 중질유를 북한으로 공급하는 방안은 현재의 남북한 경제발전 구조에서 합리적이다고 볼 수 있다(방기열, 1999)3) 마지막으로 동북아에서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중앙에 위치하여 허브(hub)를 조성하기에 위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협력에서도 주목 할 만한데 원유비축기지로서의 역할이 바로 이러한 협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2005년 현재 비축유 현황을 보면 일본은 173일, 한국은 67일분, 중국은 20일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석유의 공동비축과 비축유의 상호 교환은 동북아 국가들 간에 에너지 협력을 이끌 수 있는 동기를 구현한다. 이는 후술하겠지만 동북아 에너지 협력 모델결성의 신뢰형성의 밑거름이 된다. 실제로 2006년 9월부터 인도의 석유천연가스공사(ONGC)가 투자한 러시아의 사할린1에서 생산된 원유를 한국기지에 비축하고, 그 대신 인도는 중국이 한국 기지에 비축한 나이지리아산 원유를 가져가는 형태의 다자간 협력이 실행에 들어갔고(장덕준, 2006: 206), 산업자원부에서는 한반도 남동해지역이 ‘동북아 오일허브’로 발돋움할 것을 목표로 2800백만배럴 규모의 비축기지를 여수, 울산에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한국경제신문』(2007.5.2) 기사참조). 그러나 이러한 비축기지 건설만으로 에너지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추진력과 결속력이 부족하다. 다음 장에서는 동북아 에너지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적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Ⅲ. 중남미 협력 모델의 동북아시아 적용 검토 일본, 중국, 한국의 에너지 외교는 최고권력자가 직접 정상외교를 통해서 에너지 개발사업을 얻어내는 이른바 양자외교 혹은 쌍무외교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각개전투’는 동북아 국가들이 당면할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멀리 갈 것 없이 동북아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에너지 공급국인 러시아에 대해서 중국과 일본의 에너지 공급을 따려는 경쟁은 어떠한가. 대수요측인 중국, 일본, 한국과 공급 측인 러시아간의 일련의 비대칭적 교섭구조는 이러한 쌍무적 교섭구조 속에서 수용국간의 경쟁상황이 러시아아의 교섭력만을 일방적으로 키워주게 된다(송주명, 2004). 이러한 마이너스 게임이 될 에너지 수입국간의 경쟁에 대한 우려는 중국에서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일부학자들은 쌍무교섭의 한계를 인식하고, 가칭 동북아에너지포럼과 같은 협력기구 설립을 주장하기도 했다(장덕준, 2004). 그렇다면 동북아 에너지협력체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가를 검토해보자. 박용덕은 동북아 에너지협력체 모델을 다양하게 제시하면서 커뮤너티형 에너지협력체를 제언했다. 이는 개별 회원국으로부터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 고위사무국을 설치함으로써 회원국의 공동목표달성이 용이하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조정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박용덕, 2004:32). 하지만 역사적 배경을 이유로 상호불신이 상존하기 때문에 제한된 범위의 목표를 추구하는 정부간기구(ex. IEA)형의 에너지협력체를 결합해서 정치적 현안을 용이한 커뮤너티형 에너지협력체와 좁은 범위의 목표설정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사례를 이끌어내는데 용이한 정부간기구형을 절충한 모델을 제시했다(박용덕, 2004:32-33). 신뢰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중국이 동남아시아의 에너지 개발에 참여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이른바 ASEAN+1은 선(先) 경제, 후(後) 정치를 추구함으로써 국가 간 신뢰의 한계를 드러냈었고, 러시아의 나훗카 송유관 건설에서도 러시아는 영토분쟁을 이유로 일본을 꺼려한 측면이 있었다. 물론 결국에는 일본과의 경제적 실리를 챙겼지만 말이다. 한반도 북핵위기 때문에 미국, 일본이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건설를 반대하는 것 또한 신뢰와 연결된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등의 자유무역협정은 군사 위주의 냉전과는 구별되는 경제, 정치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신냉전4) 구도가 동북아에 착근될 수 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단위에서 내려와 민중의 삶에서도 한미 FTA의 국내침투는 삶의 토대를 파탄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민중 수준 나아가 국가 단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신자유주의 혹은 미국식 시장주의에 반대하면서 형성된 남미협력모델은 동북아 에너지 협력모델로서 참고할 만하다.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을 위한 볼리바르 대안(Alternativa Bolivariana para America Latina y el Caribe: ALBA)은 카리브 해를 포함한 중남미 지역을 세계 질서에서 유력한 축으로 만들고자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각국의 주권을 강조하면서도 미국과 명확한 대립을 긋는 강한 정치적인 목적을 지닌다. 즉 현재 미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미주자유무역지역(FTAA) 구상에 대응하는 움직임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FTAA는 초국적 자본이나 다국적기업의 기업활동과 자본이익 극대화, 관세의 완전한 철폐, 규제완화, 자유화 실시, 북미 시장 접근권 보장이 목적이라면 ALBA는 회원국가의 주권을 존중, 상호이익을 위한 경제적 보완성 중시, 국내 사업진흥과 국내 시장의 민감한 영역 보호, 사회적 공공 서비스의 국가개입 중시, 빈곤, 문명 퇴치 등의 사회 통합 프로그램 중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2007:338, 351). ALBA대안의 일환으로 베네수엘라,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칠레를 잇는 총 1만 킬로미터의 가스관 건설 이른바 남미 대형 가스관(Gran Gasoducto del Sur) 건설 프로젝트는 중남미의 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통합의 시도는 미국에 대한 정치적 입장의 공감대가 형성된 국가 간 상호 신뢰에 바탕 한다. 동북아 에너지 협력의 신뢰 구축에 반드시 반미(反美)를 중심으로 모일 필요는 없다. 다만 FTA를 필두로 한 신자유주의가 ‘에너지 파시즘’의 형태로 침투하여 동북아 안보위기로까지 전화가 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정도로 노선을 정리하는 선에서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고 사료된다. 중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의 경우 전체 가스 생산업체 중 85%가 Repsol-YPF(스페인), TotalFinaElf(프랑스), Petrobras(브라질), Panamerican(미국) 등의 초국적 기업이 지배하고 이들 기업에 의해서 가스의 안정적 공급이 불안해져서 결국 아르헨티나로부터 가스 공급을 받고 있는 칠레에서 가스대란이 발생했다(이성형, 2004). 이는 한미 FTA 체결 이후 국내 진입할 초국적 기업들에 대한 시나리오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5) 친미적 성향이 강한 일본에 대해서는 이러한 공감대 대열에 들 수 없지 않겠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본은 미국과의 FTA 체결에 대해서도 철저히 자국경제 보호를 위해서 미루고 있는 것을 감안하고 철저히 국익에 따라서 행동한 것을 볼 때 미국에 대한 동북아 국가들의 절충적인 공감대 형성은 가능하다고 본다. 나아가 동북아 에너지 협력체가 강화된다면 일본의 탈미(脫美)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Ⅳ. 시사점 및 한계 동북아 에너지 협력체 구상은 에너지 문제뿐만 아니라 북핵위기를 빌미로 한 동북아의 지정학적 위기, 신냉전구도를 벗어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협력체의 완성과 지속성은 국가 간의 신뢰를 공고히 하는 것이 급선무다. 마지막으로 본 보고서의 한계를 짚어보면 본고에서는 석유시대에 한정된 에너지 협력만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즉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한 고찰이 빠져있다. 소규모, 분산적, 분권적인 특성을 지닌 재생가능 에너지는 작금의 에너지 파시즘, 에너지 분쟁을 갈등의 근본에서부터 획기적으로 전복시킬 수 있다(이필렬, 2002). 차후 석유시대 이후에 대한 에너지 협력방안도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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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07/10 08:29 | 공간+지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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